Mt Solitary 2024. 11. 29. 12:06






수백번 수천만번을 상상한 아버지의 49제 아침이 밝았다.

비가 내리는 흐리고 추운 겨울 아침 출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렸다.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영영 오지 않았고 버스와 택시를 겨우 갈아타고 절에 도착했다.

내가 도착하자마자 아버지께 술을 따르는 순번이 되어있었다.

식은 2시간 40분동안 지속되었고 수차례 흐르는 눈물 콧물을 닦으며 아버지의 명복을 빌고 나의 업장소멸을 기도했다.

순간 순간들이 다 좋았지만 불경을 외우며 절하고 그 순간에 오로지 집중하면서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버지의 평안을 기도하고 종국에는 나에게 쌓인 업을 회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식이 끝나자…갑자기 허탈함이 몰려오긴 했다.
이것이 산사람을 위한 자기 만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괴감과 함께 몰려왔지만 그런 모든 생각은 다 접기로 했다.

점심후 아버지의 묘소로 이동해서 잠시 아버지를 만나고 왔다.

바람이 엄청 나게 불었지만 아버지께 절하고 주변을 잠깐 둘러보는 동안은 괜찮다가 우리가 차를 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폭우가 내렸다.

아버지가 우릴 도와 주셨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