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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Mt Solitary
2025. 1. 7. 10:04
슬픔은 한꺼번에 오지 않고 파편으로 온다.
그것도 문득 문득 뜬금없는 기억의 조각으로.
나이가 들면 허리나 무릎을 굽혀서 바닥을 닦는일이 점점 힘이든다는 뻔한 사실이 요즘 나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문득 엄마가 오래전에 발바닥에 수건을 대고 화장실 이나 부엌바닥을 발로 밀고 다니면 편리하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그런 게으르고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닌 청소법이 왜 편리하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건성 건성 대답을 했다.
또 원래 tough하지만 부지런하던 엄마의 욕실이 점점 먼지가 쌓이고 예전과 다르게 변해간다는걸 느꼈는데…눈이 나빠진 내가 안경을 쓰지않고 있다가 안경을 끼면 이곳 저곳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깜짝놀라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다!!!
그런데 이젠 이미 기억을 잃어버린 엄마와 이제서야 내가 엄마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했다는 이야기를 나눌수가 없다.
그저…엄마가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 그것도 여러번 혼자말을 할수 밖에.
우리 인생에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던 옛노래 가사처럼 시간은 가도 기억은 남는다.
그런데 하고많은 기억중에서도
왜 이런 silly 기억이 남아 더욱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항상 너무 치열하게 너무 열심히 살던 엄마였는데…그런 엄마에게 온통 그녀의 기억을 뺏아간 운명이 너무 야속하고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