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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Mt Solitary 2025. 6. 20. 21:07

아침 일찍 남편이 출근하면서 닫는 현관문 소리에 잠이 깬다.

아파트 문이 어떻게 된게 아무리 살짝 닫아도 그 소리에 진동이 생기고 그 진동의 파장이 이층까지 살포시 전달되어 항상 그소리가 나의 알람보다 먼저 나를 깨운다.

잠은 깼지만 이불속에서 더 뭉기적거리고 싶어서 따뜻함과 나른함 그리고 반쯤은 덜깬 잠속 그어딘가에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보면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일어나야 하는데 겨울에는 이 순간이 그렇게 좋다.
일어나야해….하지만 너무 아쉽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너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데 일찌감치 잠이 깼고 바깥온도는 4도 ..너무 추워서 달리기 하러 가기가 조금 겁이난다.

그래도 오전중에 안경을 찾을 약속이 있어서 힘을 내서 달리기 하러갈 준비를 마친다.

장갑을 끼고 달리는데도 약 2킬로를 다 마칠때 까지 손가락이 장갑속에서 차갑고 시리다.

내 앞에서 뛰던 한 남자는 이런 엄동설한에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달린다.

이른새벽 숲속은 시린 기온으로 움츠러들은듯하다.

일킬로를 거의 끝냈을때 마침 반가운 햇살이 숲길을 돌자 내 얼굴을 정면으로 따뜻하게 비춰준다.
햇살이 이렇게 따뜻하고 반가울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직된 몸은 점점 풀어졌고 달리기가 체온을 높여줘 마침내 3킬로를 끝내고는 장갑을 벗어 호주머니에 넣고 달렸다.

오늘은 언덕훈련으로 약 0.5킬로 내리막을 내려갔다가 올라왔고 약 3킬로 정도는 인터발 훈련을 했고 달리기 길이를 조금 늘여 총 6.5킬로정도를 뛰었다.

그럭저럭 만족한 달리기 였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추운날에도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것이 뿌듯했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외출 준비를 했다.

정오쯤엔 아침 일찍 4도 였던 기온은 18도 까지 올랐다.

안경도 찾고 이것 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산다음 나혼자만의 커피타임을 가졌다.

늘 가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주문했다.
나는 창을 등지고 앉아있었는데 아침 일찍 나를 따사로이 비추던 그 반가운 햇살이 이번엔 창너머로 부터 내 등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듯 했다.

혼자 앉아있던 짧은 시간이 그 햇살때문에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