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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oodbye gym
드뎌 9년간 다니던 gym 회원권을 취소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이사를 가지 않는한 계속 다닐것 같았는데 코로나라는 변수가 있을지 누가 알았을까?
코로나 덕분에 꼭 그 곳이 아니어도 된다는 관점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돌아보면, gym 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body pump, body attack 그리고 body step, yoga, pilates, jumba, barre, cx work 등 모든 클라스를 섭렵하면서 나에게 맞는 운동 나에게 필요한 운동을 찾아가던 지난 시간들이었다.
무리하면 부상을 당하는것도 배웠다.
스스로 운동하는 재미와 보람으로 gym 가는 시간들이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그 곳에 가지 않아도 스스로 몸을 단련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
2. New course of track
지난 8개월간 우리는 늘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주에 남편이 새로운 길을 한번 가보자고 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것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새로운 것을 제안받으면 첨에 나는 시쿤둥한 반응부터 보인다.
그래도 쫄래 쫄래 늘 가던 왼쪽으로 꺽어지던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흐르는 개울사이로 놓여진 징검다리를 건너고 끝없이 오르막을 올랐다.
차로 가면 둘러가야 하는 먼곳을 산길을 통해선 오히려 더 쉽게 갈수있는 경우가 있다.
그 오르막의 끝트머리에 아주 멀리 있어야 할 곳이 아주 가까이 있다는건 신기한 발견이었다.
현명하게 늙어가는것은 쉬운일이 아닌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가능한 일도 온몸으로 흔쾌히 받아들이고 수용하는건 생각보다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comfort zone을 벗어나길 꺼리고 내가 옳다고 믿는것을 포기 하기 싫어하는 경향을 갖는것 같다.
나는 현자가 되기도 싫거니와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적어도 그런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받는다.
3. goodbye november
11월은 자카랜다의 달이다.
자카랜다는 신비한 보라색 꽃잎을 날리며 11월과 함께 왔다가 11월과 함께 떠난다.
11월엔 Suze 의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11월엔 그 아이의 생일 축하겸 겸사 겸사 여행을 다녔었다.
올해는 짧게 2박 3일로 Milton에 다녀왔다.
Heat wave가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10시간 걸리는 The Castle 까지의 무지막지한 산행을 감행했다.
힘들었지만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같이 만들었다.
너무 덥고 너무 힘든 코스라 산은 조용했다.
그 깊은 산중에서 오롯이 우리 세명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독려하며 10시간을 같이 해낸 시간들이 너무 소중했다.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오늘 하루 그 뿌듯함이 정말 컸다.
오늘 11월을 보내며 아쉬운 마음보다 가슴이 꽉차고 행복한 이유는 함께한 여행 그리고 산행 덕분이었다.
짧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오니 역시 refreshed 된 느낌을 받았다.
이래서 여행이 필요한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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