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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말 내내 매캐한 타는 냄새로 숨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봄이 올 무렵이면 늘 하는 backburning이 시작된것 같다.
창을 열어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대신 나무 타는 냄새를 마시고 공기중에 부유하는 작고 하얀 잿가루같은 것들을 쳐다보니 우울하기 까지 했다.
그래도 이틀동안 우리가 가던 산행길에선 공기가 그럭적럭 괜찮아서 우울함과 걱정을 산행중엔 잠시 잊을수 있었다.
요즘가는 산행로에 늘 중간에 앉아서 잠시 쉬는 바위가 있다.
그곳에 서면 멀리 아래로 구비구비 펼쳐진 깊은 산과 바다가 마음이 뻥하고 뚫리는 위로가 된다.
잠시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느낀다.
그리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크게 혹은 작게 속삭이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2
어느새 락다운 9주차!
확진자 수는 이제 800명 대로 가버렸다.
락다운이 9월말까지로 연장발표되었다.
그리고 위험지역에 속하는 12개 LGA 주민들은 밤 9시 부터 아침 5시까지 통행금지 명령을 받았다.
모든 지역사람들은 달리기 같은 심한 운동외엔 밖에서도 마스크를 하도록 의무화 되었다.
슬프게도 락다운이라는것은 정말 마지막 수단인데 이 방법이 사태를 진전시키는데 별로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락다운은 계속 연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지난 주말에는 시드니 멜번 그리고 브리즈번에서 다시 락다운을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다.
또한 NSW 와 퀸즐랜드 경계에 사는 사람들의 시위도 있었다.
그들은 주와 주 경계에 살면서 삶의 터전이 주 경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상황이 이제는 심각한 생계의 위협이 되는 지경이 되었다.
특히 0로 다시 돌아선 퀸즐랜드주에선 NSW 와 의 주 경계를 철통같이 방어하고 싶어하는건 당연하니….
그리고 수많은 룰을 어긴 사람들의 무모한 이야기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정부는 락다운한 댓가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을 보조금으로쏟아부어야 하고 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은 완전히 해결이 안되는 상황에서 이 사태는 출구 없이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하여 그것이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채 그저 달리고 있다.
물론 호주의 상황은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지금까지 괜찮았고 지금도 더 나쁘다고는 할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평상적인 생활을 오래 해오던 터라 이런 상황이 힘든건지 아니면 그냥 그동안 누려오던 개인적인 자유와 권리가 너무 커서인지 이런 비상시국에 일탈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건 정말 슬프고 화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