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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란 감정도
이제 예전처럼 단순하거나
즉각적이지 않은것 같다.
오늘 아침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 전날 동생과 통화하던 내용 때문 이었는데
이렇게 시간차를 두고 나의 눈물샘이
자극을 받고 슬픈 감정이 조용히 나를
찾아오는건....
분명 좋은 징조는 아닌것 같다.
몇년전부터 엄마가 치매증상을 보이고 있다.
2018년 12월에 아버지 와 엄마가 마지막 으로 호주에 왔을때 전엔 새로운 환경에 맞닦뜨리면 그렇게 신나하던
엄마가 뜬금없이 호주가 낯설고 혼자서 나가면 집을 찾아오지못할것 같다고 했다.
본능적인 직감같은거 였을까?
그리 심하지 않은 엄마의 증상을 보면서
약물 치료를 하면 너무 심하게 발전은 안되겠지
애써 위안하려고 했었다.
그냥..최근 기억을 잘 못하는 정도였다 첨엔.
시간이 갈수록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어떤땐 좀 나은것 같기도 하고
다른땐 좀 더 나빠진것 같기도 하다
느끼지만...
분명한건 예전의 엄마는 거기에 없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잔소리를 해대고
한약을 먹으라고 강요하던 엄마...
희 노 애 락을 찐하게 보여 주던 엄마.
한번씩 딸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아
나의 이름을 부르던
나의 기억 속의 엄마.
평생을
항상 엄마의 보살핌만 받아와
남을 보살핀다는건 좀 어색한 아버지가
이제
엄마를 보살피고 있다.
엄마는
치매가 오기전까진
회환과
슬픔이 너무 깊어서
그 속에서 헤어나지를 못했었는데
요즘은 아버지와 같이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고
해맑다.
과거에 대한 후회도
못다이룬 꿈도 희망도 다 잊고
그냥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변해 버렸다.
자신을 잃고 애기가 된 엄마와
엄마을 보살피다가 지친 아버지...
나는 그 사실이 슬프고 무겁다.
내삶이 너무 바쁘고
나도 너무 힘들다고
애써 외면하고 변명 해 보지만
자책감과 슬픔은 깊다.
이제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를 돌보기가
점점 힘에 부쳐 한다는 사실과
어쩌면 시설로 엄마를 보내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동생과 통화를 할땐
아버지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힘이 들어서
망설이고 있다는 사실이
안쓰럽고
그래도 엄마 를 향한 아버지의
성실한 의무와 정,
또 아버지 자신의
나이와 피곤함의 무게를 생각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갑자기
잠에서 깼는데
엄마가 생각이 났고
그저
눈물 만 났다.
내가 엄마의 입장이라면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아득할까... 열심히
너무도 열심히 산
인생의 끝자락 에 닥친
이런 결말 은
그냥 슬픔 그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