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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rip to Queensland 9

by Mt Solitary 2022. 10. 1.

Day 9 Sunday 17 July 2022
Lamington National Park



Lamington 국립공원은 남편과 내가 2016년도 에 처음 찾았는데 rain forest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지금 남반구의 대륙형태를 보이기전 수퍼대륙이라 불리던 Gondwana 때의 식물군을 유지하고 있는곳 중의 하나로 World Heritage로 지정되어 있다. 2016년 9월 3일 즉 내 생일날 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Binna Burra 에서 출발해 O’Reilly Rainforest Retreat으로 돌아오는 21킬로의 코스를 걸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폭포에 꽂힌 남편덕분에 가는 길에 너덧개의 폭포를 둘러 봤으니 아마 30킬로 이상을 그날 걸었을것 같다.

지금 처럼 애플와치가 있었다면 정확히 몇킬로를 걸었는지 알았겠지만…대충 짐작으로 그렇겠지 한다.

O’Reilly에 묵는 손님들에게 Binna Burra까지 공짜로 태워다 주는 서비스가 있었다.
그날은 우리 둘 외에는 다른 신청자가 없어서 승합차 대신 승용차로 우리을 태워다 줬는데 꼬불 꼬불 비탈진 산길을 돌아 1시간 30분 편도로 우리를 데려다주고 다시 그 거리만큼 혼자서 돌아가야 하는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그날 운전을 해준 사람은 200년 전 아일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호주의 그 깊은산골 오지까지 와서 소를 키우는 일을 했었던 O’Reilly가의 후손중 하나인 여자분이었다. 지금은 목장대신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가는길에 맘이 설렜었다. 오늘은 Binna Burra section에 있는 Daves Creek Circuit 을 걸었는데 12킬로의 거리를 점심포함 4시간 정도에 가볍게 끝냈다.

GRADE 4 의 등산로 라고 적혀있었는데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약간 흐리고 아무래도 겨울이라서 그런지 초봄에 왔을때 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경치도 좋고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다만 점심먹을 자리를 찾는데 조금 고생을 했다.
점심먹을 만한 자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이 차지하여 결국 길 옆에 누워있는 나무 기둥위에 앉아서 내가 아침에 만들어간 김밥을 먹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점심을 먹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을 아끼지 않았다.
하긴 우리 셋이 쓰러진 나무위에 앉아 젓가락으로 김밥을 먹고 있었으니 신기하게 보였나보다. 호주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과 아무 부담없이 수다도 잘 떤다. Binna Burra는 Bonogin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거리인데
도로폐쇄로 인해 둘러서 가는 바람에 40여분 정도가 더 걸렸다.
그래서 결국 왕복 3시간 정도의 차량 이동시간과 4시간의 산행으로 온전히 하루시간을 다 쓰게 되었다. Noosa Heads에서 Bonogin으로 오는길에 Sunshine Coast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 한번 더 들러 김밥재료와 잡채만들 거리를 사온것이 신의 한수 였다. 산에서 샌드위치도 간편하지만 역시 김밥이 맛있다.

예전에 휴가를 가면 김밥이나 잡채 같은것은 아예 만들 생각도 안했는데 이번 에는 마치 집에서 요리하는것 처럼 심지어 닭도리탕도 해먹었다.

숙소로 돌아가 그 전날 많이 해놓은 잡채를 저녁으로 데워서 먹으니 맛있고 수월했다.

밤이 내리고 남편은 불을 피웠다. 우리는 불앞에서 좀 쉬다가 Netflix로 한국 드라마도 보다가 다같이 이층으로 올라가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길던 짧던 등산을 한 하루는 무언가 모르게 뿌듯하고 더 좋은 하루로 기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