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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irns

by Mt Solitary 2022. 12. 3.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비행기는 시드니를 떠난지 2시간 25분만에 케언즈에 도착했다.

타막을 내려서자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가 훅 하고 온몸을 감싼다. 곧 공항안으로 들어서니 떠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심히 우리를 쳐다본다. 그들을 지나쳐 짐을 찾는곳으로 나간다.

나는 이렇게 작은 공항이 좋다.
타막을 걸어서 비행기로 이동하고 비행기를 내리는 사람들과 타는 사람들이 공간을 넉넉하게 나눠쓰는.


우리는 오늘 부터 4일간 Fitzroy Island로 갈 예졍이다.
섬은 케언즈에서 배로 45분 걸린다.
택시를 타고 페리가 떠나는 부두로 가서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베낭하나만 메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갑자기 트로피칼로 바뀐 날씨에 모두가 익숙한 여행객처럼 재빠르게 짧은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가볍다. 여행첫날 의 흥분과 기대로 얼굴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진다. 정오가 좀 못된 시간의 이 유명한 관광도시는 생각보다 한가롭고 그리고 찌는듯이 더웠다. 우리는 남편이 미리 찾아놓은 한국 식당으로 향한다. 그런데 오픈시간이 한시간하고도 30분이나 남았음을 알게 됐다.(NSW 의 섬머타임과 이곳 Queensland의 1시간 늦은 보통 시간때분에 일어난 일인것 같다.)


문을 열려고 준비하는 주인같이 행동하는 사람이 한국사람이 아닌 외국인이라는걸 보고 모두 기다리고 싶은 생각을 접는다. 실망한 차에 마침 문을 열려고 하는 작은 일본식당을 발견해 그곳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4시 반에 일어난 데다 아침을 대충 과일로 때워선지 배가 무지무지 고팠다. 일본가정식이라는데 남편이 고른 메뉴 외엔 사실 좀 별로였다. 나는 그들이 내어준 아주 차가운 보리차가 너무 시원해 벌컥벌컥 두잔을 연거푸 마셨고 에어컨이 켜진 실내의 쾌적함을 제공받은것 으로 만족했다.

점심후 아직도 한시간 정도 페리승선시간이 남아 Cairns Esplanade로 향한다. 거대한 풀장(Cairns Lagoon)이 사진속에서 보던것 처럼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보다 멀리에 보이는 좀 덜멋진 바다는 물이 빠져 거대한 뻘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바다를 따라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이곳은 악어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하던 바로 그곳이고 게다가 11월 부터 5월까진 해파리같은 스팅어들의 시즌이라 아무 생각없이 바다에 뛰어들수 있는그런곳이 아니다.

사람들이 만든 거대한 풀은 안전하고 게다가 그곳 의 밋밋한바다보다는 훨씬 예뻤다(?).

우리는 한참을 걷다가 더위에 지친끝에 시간이 되서 페리승선을 하러갔다. 뙤약볕 아래서 잠시 기다리니 섬에서 출발한 페리가 도착한다. 그 페리에 꽉찬 승객들이 다 내리고 리조트에서 쓸 린넨이 들은 커다란 빨간색의 주머니를 끝없이 싣고 나서야 우리는 마침내 배에 탈수가 있었다.


45분간의 페리승선 동안 의 배멀미가 걱정되어 나와 딸은 멀미약을 사용법에 따라 두개씩 먹었는데…엔티히스타민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잠이 쏟아졌고 그 무기력함은 더운 오후내내 지속되었다.

배가 섬에 도착하고 우리는 배를 정박하고 타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그리 길지 않은 방파제를 걸어갔다. 방파제의 끝이 리조트의 입구와 연결되어있어 이 섬이 얼마나 작은 섬인지 실감한다.

리조트는 아주 오래된 삼성급의 리조트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게다가 그 리조트에서 가장 멋진 곳에 우리의 방이 위치했다.

우리의 침실바로 앞에 퀸즐랜드의 상징인 붉은 꽃을 피운 커다한 나무가 우리를 반기고 그 나무 너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머랄드빛 바다가 햇살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남편은 짐을 내려놓자 마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이 찌는듯한 날씨에 그리고 가장 해가 뜨거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리조트뒤편에 위치한 작은산 정상까지 조깅을 하러갔고 우리는 바다를 보러갔다.

그런다음 마침내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에어컨이 가동되어있는 실내에서 쉬는건 마치 천국같았다. 조금 쉬다 Bar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다같이 걸어서 Nudey Beach 까지 가서 석양을 본뒤 마침내 방으로 돌아왔다.

새벽일찍 일어나 비행기를 탔고 30도가 넘는 더운 케언즈 시티와 섬에서도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많이 걸어다녀선지 아주 많이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