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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by Mt Solitary 2023. 6. 18.

























우도는
섬인듯 섬이 아닌듯….보였다
성산에서 배로 10분 남짓거리.

우리가 머무는 남원에서 부두까지는 약 한시간 거리.

8시 배를 목표로 7시에 집을 나섰다.

규정속도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들 때문에 위협을 받아  제주에 온지 5일만에 남편도 대충 타협하고 규정속도를 넘어서 달린다.
그러고 보니 홋카이도 갔을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던것 같다.

우리는 8시경에 한산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음 여객터미널로 들어갔다.

승선표를 작성하고 표를 샀다.

기다리는 동안 카페에 가서 커피를 샀다.

처음 제주에서 커피를 산날은 비가와서 추워서인지 아님 카푸치노는 차가운것이 없다는걸 알아선지 그런 질문을 안받았는데 아주 친절하지 않은 여자직원이 차가운커피를 원하는지 따뜻한 커피를 원하는지 물어봤다.

따뜻한커피를 달라고 했다.
마음속으로만 커피는 따뜻한게 당연한게 아닌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우유대신 다른 선텍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첫날 간 카페는 두유는 없었지만 오트밀크는 있었고 상당히 괜찮은 카페였다는 생각이 든다.

우유와 함께 만든 카푸치노에 마구 뿌려진 시나몬….이런 커피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마셨다.


미리 약속하여 만나기로 한 시드니에서 온 Suze의 친구 둘과 배를 타고 우도로 출발….마침 수학여행단 200여명의 학생들이 타고 있어 배는 초 만원이다.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전기 저전거를 빌려 그 사람들이 말한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기 시작했다.

자전거 출발이 항상 어려운 내가 고전하자 한 남자가 그렇게 못타면서 어떻게 자전거를 타려고 하냐고 한마디를 한다.
주인남자도 뛰어와서 약간 기분나쁜 어투로 설명해준다.
한국사람들은 참견도 심하고 말투도 참 기분나쁘다.

그럭저럭 출발해 섬을 돌기 시작한다.

전기자전거와 수많은 작고 귀여운 차들 그리고 페리에 싣고온 차들로 평일임에도 섬은 벌써 들썩이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멈춰서 사진을 찍는 동안 나는 멍하니 멍을 때리거나 앉을수 있는 자라를 찾아 앉아서 섬을 감상했다.

섬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점심을 먹기위해 멈춘곳은 우도에서 가장 photogenic하고 아름다우며 가장 경치가 좋은곳이었다.
카페나 식당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가까운듯 하지만 까마득하게 보이는 등대 와 그 등대 아래 절벽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작은 바닷가의 모습이 심상치 않게 아름답고 이국적이었다.

식당과 카페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들은 행복한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절벽아래 바닷가에서는 빨간 구명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jet boat를 타고 오거니 가거니 했다.

육지에서 온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한 온갖 무질서하게 지어진 집들속에서도 그 빛나는 제주도자연의 아름다움은 놀라웠다.

점점 기온이 올라가 거의 한여름 같은 날씨가 되었다.

이열치열…점심으로 짬뽕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후식으로 먹은 땅콩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맛있었다.
아이스크림가게의 이층에 올라가 바다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그 아기자기한 가게와 땅콩아이스크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주인 아저씨가  정말 인상적이었고 재밌었다.

우도에서 난 땅콩은 크기가 아주 작고 비쌌는데 땅콩을 좋아하는 나는 끝내 한봉지를 샀다.

한낮이 되자 점점 기온이 치솟아 너무 너무 덥다….

아침 바닷물 색깔은 거의 검정에 가까은 짙은 코발트 블루였는데 오후에 햇살이 물위를 반사하자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투명한 옥색으로 변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

특히 우리가 멈춘 두군데의 비치는 정말 이국적이었다.
하얀 모래
검은 화산돌
옥색의 바닷물

너무 많은 사람들
너무 많은 집들 틈새에서도
햇살이 빛나는 그날의
제주의 자연은 빛이났다.

사진찍고 이동하면서
몇번 길을 잃어서
덕분에
이곳 저곳 우도의 많은곳을
보게 된것 같다.

게다가
빌린 자전거를 반납하려고
무심코
항구로 돌아갔을때
우리가 도착한 항구가 아닌
또다른 항구임을 알고
다시 페달을 밝아
우리가 처음 도착한 항구로 가야 했으니

우도의 구석 구석 많은곳을 봤다고 할수 있겠다.


자전거를 9:30에 빌려 4시에 반납했으니
거의하루종일 탄것 같다.

우리셋과 Suze친구 둘 다섯이 줄을 서서 자전거로 이동하는 우도 여행은 마치 미션(섬 탐험?)을 수행하는 의미있는 activity 같기도 했다.ㅎㅎㅎㅎ

4:50분경 무사히 배를 타고 성산항으로 출발했다.

시장봐서 집으로 돌아오니 거의 7시가 가깝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손등은 새카맣게 타고
자전거타느라 청바지가 새카맣다…

동심으로 돌아가
아주 많은 일을 한듯한
아주
많은 추억을 쌓은
너무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