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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by Mt Solitary 2023. 6. 18.
조계사


조계사


범어사


통도사





한국에 여행을 다녀왔다.

5월 5일 이른 아침에 떠나 5월 31일 아침 시드니에 돌아왔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이었고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휴가였다.

시드니에서 인천, 다시 제주로 제주에서 부산, 부산에서 서울, 마지막으로 인천에서 시드니까지 5번의 비행기를 탔고 숙소는 무려 7번이나 다른곳을 옮겨 다녔다.

시드니를 떠날땐 늦가을이었는데 돌아오니 겨울의 초입에 진입해 기온이 꽤 낮아졌고 거리의 풍경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내가 없던 한달여 동안 호주의 주된 수종인 일년내내 푸른잎을 달고 있는 유칼립투스나무들 사이사이 제법 많은 단풍나무 잎들이 노랗게 혹은 붉은빛으로 물들어 나뭇잎을 떨구고있었다.

빌딩숲사이로, 수많은 차들 사이로, 그리고 많은 인파들속에서 더위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나무들이 우거진 상대적으로 덜 바쁘고 조용한곳으로 오니….마침내 집으로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여행은  떠나서 좋고 또 여행의 끝에선 집으로 돌아와서 더 좋은것 같다.

그 집이 어디에 있든 집은 그런 존재인것 같다.

2주 혹은 길면 3주 정도의 시간에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자연속에서 산행을 하던 우리의 보통 여행과는 이번 여행이 많이 달라선지 정신적으론 더 많이 피곤한 여행이기도 했다.

제주의 자연은 생각보다 더 아름다웠지만 예상대로 많이 복잡했고 도시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제주를 마음껏 즐기기엔 우리가 머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제주의 한라산과 많은 오름들을 맘껏 오르리라 결심한 것은 이루지 못했고 한라산 등반 한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보다 나의 오래된 산행경험에도 불구하고 한라산은 너무 높고 너무 계단이 많았다.
한국의 이런 지형에서 많은 산행을 해선지….
한국의 산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은 등산에 천재들이었다.

부산의 주된 방문 목적은 부모님을 뵙는것이라 사실 부산에 대해선 기대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제주보다 부산이 더 좋았고 더 오래 머물지 못한것이 정말 아쉬웠다.

남편과 같이 두번의 아침에 걸었던 광안리 해변도 좋았고 그냥 모든것이 제주보다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서 그런건지…..

그리고 마침내 서울로 가서는 주로 남편과 오후나 밤에 산책을 나갔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불빛이 하나둘 들어오고 한낮의 열기가 가신 이른 저녁 시간에 청계천을 걷다가 광장시장까지 가서 남편은 순대국밥 나는 떡복기를 먹었고, 어느날 밤은 인사동 거리에 나가 들깨수제비와 파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어떤날은 익선동 카페 거리를 헤메고 다니고 또 다른날은 연등불빛이 환환 광화문 까지 또 다른날은 역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연등과 그 연등아래 손을 조아린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조계사까지 걸어가서 돌아오던 그시간들이 참 좋았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작고 북적이는 술집에서 고기를 구으며 한잔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들을 훈훈한 마음으로 지나쳐가기도 했다.

서울의 낡고 오래된 거리가 더 정감있었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단편적이나마 관찰하는것이 좋았다.

다음에 한국에 갈땐 많은곳을 가려고 하지 말고 많은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 좀더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는 그런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광장시장

익선동



인사동



청계천



인사동 쌈지길


경복궁

인사동



경희궁


덕수궁돌담길

서울역사박물관

경회루 - 경복궁


광화문 앞

익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