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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dney Marathon 2023

by Mt Solitary 2023. 9. 17.


1. A mini trip to City






드뎌 두달의 시간이 훌쩍 지나 대망의 D-Day를 맞았다.

일요일 달리기를 위해 토요일에 시드니 시티 호텔에서 하루 머물기로 했다.

1999년 여행으로 시드니에  왔을때 힐튼호텔에서 머문이후 시드니 시티에 머무는건 처음이었다.

시드니 시티는 정말 아름답다.

Iconic 건축물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시드니 하버브리지도 그렇고 보태닉가든, 대성당 아트 갤러리 등이 눈부신 파란하늘과 그 하늘 아래 반짝이는 바다와 함께 잘 조화되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세계는 보통은 나의 일상과는 별개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에 계획한 작은 여행에 마음이 살짝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됐었다.

토요일 부터 갑자기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치솟아 마치 겨울에서 한여름으로 갑자기 이동한 느낌이라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지만 뜨거운 햇살아래서도 우리는 즐거웠다.

점심을 먹기위해 차를 주차하고 Barangaroo 근처를 걸어가는데 가슴이 뻥뚫리고 스트레스해소가 되는듯 했다.

요즘 부쩍 새로운 경험을 하는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래서그런지 새로운곳에 가서 맛있는것을 먹으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것이 참 즐거웠다.

우리는 점심을 맛있게 먹은다음 다음날 달리기에 필요한 Bib(번호표에 칩이 부착되어있음)을 찾고 호텔에 첵크인을 하러갔다.

부티크 호텔같은 감성만점의 아기자기한 호텔이었다.
창가에서 멀리 집들과 시드니 항구가 내다보였다.



그런데….저녁을 먹으러 가기직전 나는 나의 운동화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남편에게 내 운동화를 챙기라고 말했는데 남편은 내가 챙긴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운동화가 없다는 사실을 안건 5시가 조금 못미치는 시간이었고 그때 첨 든 생각은 아이고 망했다 였다.
시드니는 보통 5시면 모든 쇼핑센타와 가게가 문을 닫는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7시까지 여는곳이 있다는걸 발견하고는 신속히 우버를 탔다.

그 곳에서 마라톤 대회전날 나처럼 운동화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어 문을 늦게 까지 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운동화를 산다음 다시 느긋해진맘으로 근처의 식당가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달리기를 위한 탄수화물 저장을 위해 피자와 파스타를 먹기로 했었는데 가장 처음 나타난 이텔리안 식당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그곳에 가기로 했다.

줄은 곧 줄어들어 우리는 금새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고 주문후 피자와 파스타는 신속히 나왔다.
줄을 길게 선 사람들이 있는 식당의 음식이 맛있을거라는 우리의 예상처럼 음식은 아주 괜찮았다.

아마 우리의 마음이 즐겁고 여유가 있어서 였을까?
그날 우리는 모든 순간들에 감탄했고 즐거워 했다.

저녁후  호텔까지 여유롭게 걸어서 갔는데 해가 지고나서 기온이 많이 떨어져 걷기에는 아주 좋았다.
고즈녁함과 한가로움 그리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면서 산책하기엔 그저 그만이었다.

이제 오래 살아서 익숙한 이 도시지만 또 그리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한 부분을 마치 여행자처럼 탐험하고 느끼는건 참 신나는 일이었다.

도시의 밤을 또 다르게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호텔앞 야외 식당과 근처의 바에서 웃고 떠들고 즐기는 그날 밤의 풍경도 그날은 모든것이 다 좋아 보였다.


2. D-day

남편의 풀코스 마라톤 출발 시간은 7시 5분이고 우리의 10킬로 출발시간은 6시 5분이었다.

우리는 호텔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기차역(윈야드)까지 간다음 기차로 출발지인 밀슨즈 포인트까지 가기로 했다.

4시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사둔 죽과 바나나 반쪽 그리고 프로틴젤 하나와 커피를 마시고 5시 15분경 호텔을 나섰다.

해가 뜨기전 새벽공기를 가르며 흥분된 마음으로 기차역까지 걸어가는건 또 하나의 재미였다.
기차역과 기차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그날의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흥분되고 설레는 얼굴들로 움직이고 있었다.

도착해서 다같이 화장실 줄에 서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고 사람들은 너무 느려 우리가 출발 할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6시 30분이 거의 다 되서야 볼일을 볼수 있었다.

출발점으로 헐레벌떡 뛰어갔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빨간선으로 우리를 막을려고 하는걸 보는 순간 나는 재빨리(???)줄 아래로 몸을 숙여 마구 달렸다.

그때 시간을 보니 6시 31분이었다.

이날을 위해 두달여 동안 마음의 준비를 했고 일주에 최소한 두번씩은 연습을 했으며 그 전날 새로운 운동화까지 준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여기 까지 왔는데 화장실 줄 때문에 달릴수가 없다면 그건 너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출발점에서 우리를 막으려는 사람을 피하는라 너무 과도하게 달렸고 특히 오르막이라 조금 달렸는데도 숨이 턱에까지 차서 ‘나는 오늘 달릴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곧 코너를 돌아 하버브리지위로 올라가서 이런 우려와 걱정은 다 내려놓고 나는 나의 속도대로 달릴수 있었다.

하버브리지위를 달린다는 사실을 즐길여유조차 없이
걸으면서 멈춰서 사진찍고 소리지르고 열광하는 사람들을 피해서 달리는것이 너무 힘들었다.
정말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걷고 있었다.

마침내 5킬로 지점에 이르자 물이 제공되었고 간이 화장실도 보였다.
화장실을 여기서 갔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조금마시고, 준비해간 에너지 젤을 조금씩 먹으면서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달리는 내내 나의 애플 와치에서 킬로미터당 6분 여의 시간을 알려줘 나는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곧 8킬로 지점이 나왔고 물이 한번더 제공되었다.

트랙은  같은 길을 왔다 갔다 하면서 구불구불한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도록 되어있어 무척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결승점이 보였다.

400미터 전  팻말을 봤을때 부터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서 나의 목표시간인 1시간 10분 보다 3분 빠른 1시간 7분에 10킬로 달리기를 마칠수 있었다.

두달전만 해도 나는 내가 달린다는건 상상도 할수 없었는데 연습도 열심히 하고 그럭 저럭 달리게 된것에 너무 감사했고 나 자신이 대견했다.



3. 남편의 SUB-4 달성

우리는 한시간 여를 이른 시간에 달리고 다시 호텔에 돌아가서 샤워도 하고 호텔 조식도 먹는등 너무나 럭셔리한 아침 시간을 보냈다.

나의 ideal 한 최상의 아침이었다.

특히 오페라하우스에서 보태닉가든을 통과해 아트갤러리 옆으로 해서 시드니 남쪽 항만근처 물가에 위치한 호텔까지 걸어가는 길은 너무 예뻤고 나의 가슴은 성취감과 행복감으로 충만되었었다.

10시 30분 경에 남편이 결승점에 들어오는것을 보기위해 호텔에서 나와 같은 길로 다시 오페라하우스쪽으로 걸어서 갔는데 그동안 기온이 엄청 올라 걷는것 조차 힘들 정도로 햇살은 뜨겁고 강렬했다.

그날 달리기 하다 병원에 실려간 사람들이 30명 정도나 된다고 한다.

수많은 인파로 인해 결승점까지 접근하기조차 힘들었고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것도 덥고 힘들었다.

마침내 결승점에 도달한 남편은 힘들고 지쳐 보였지만 그 더운 기온에서도 굴하지 않고 3시간 56분의 좋은 기록으로 골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