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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달리기 2

by Mt Solitary 2024. 3. 1.





1. 2월 29일 목요일

기온이 40도 까지 치솟는 다는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른 새벽 집을 나섰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 아직도 밖은 어두워서 자동차의 전조등을 켜야했다.

사실 이렇게 이른 시각 내가 운전해서 밖으로 나간적이 없어서인지 밖이 너무 깜깜해서 약간 당황했다.
하지만 운전도 다른 모든것처럼 안하면 안할수록 운전실력은 녹슬고 자신감이 없어지고 조금이라도 매일 하면 운전에 대한 불편함은 줄고 자신감이 는다.
일하러 갈때 외에 오롯이 나혼자만의 달리기나 산행을 위해서 자주 운전을 하고 부터 운전에 대한 나의 자신감은 꽤 늘었다.

어둠을 가르며 운전을 하는것은 꽤 새로운 경험이었고 까만 동쪽하늘에 발갛게 해가 뜨려고 하는 변화를 경이롭게 지켜 보면서 운전을 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밖은 아직도 어두컴컴해 숲속길로 달리러 들어가기가 첨으로 약간 주저가 됐다.
주차를 한다음 잠시 몸을 푸는 사이에 어둠이 조금씩 가시기 시작해서 용기를 내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무서운것인지…알수가 없다.

숲속길로 들어서자 마자 달리기 엪을 실행하고 뛰기 시작한다.

1킬로 지점에 이르기도 전에 하늘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아주 피곤해선지 다리가 묵직하고 몸도 무거운 느낌이다.

잘 달릴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긴강감이 몰려오지만 동시에 잘 달리지는 못해도 나는 내가 끝까지 달릴거라는 확신은 있다.

그것은 7개월 동안 달리기를 하고 얻은 작은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수 있다.

처음의 자신없음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7킬로를 뛰었다.

생각해 보니 2월은 보통 28일까지 있는데 올해가 leap year라고 부르는 29일이 있는 해였다.

운전하면서 틀어놓은 클라식 음악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오늘이 생일인 사람들의 신청곡을 다 틀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러고 보니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4년에 한번씩만 진짜 생일을 축하할수 있나?

leap year 2월 29일 에 태어난 사람들의 생일은 특별한것 같다.



2. 3월 1일 금요일

잠깐 어제 얘기를 하자면, 어제는 새벽 3시부터 잠시 깼고 그 이후 더이상 잠을 잘수 없었기에 달리고 와서 하루종일 비몽사몽간을 보내다 머리도 아프고 덥고 피곤해 일찍 자러갔었다.

다행히도 낮잠을 자면 잠을 잘 못자는 나의 요즘 성향에도 불구하고 많이 피곤했던지 어제 밤에는 잠을 잘잤다.

오늘은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확실히 어제보다 출근 차량은 아주 많았지만 이미 밖은 더이상 어둡지 않아 운전하기는 훨씬 더 낫다.

배경으로 틀어놓은 새벽 클라식 음악은 잔잔하고 평화롭게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거의 목적지에 도착하기 직전 호주 원주민이 부르는 구슬프고 아름다운 선율이 내 가슴을 쥐어짜는듯한 감상에 젖게 했다.
알수없는 가사지만 그 슬픈 선율과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 구슬퍼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려고 했다.

진행자는 그 노래가 그녀를 goose bump가 돋게 한다고 했다.

가슴이 벅찬 상태로 주차를 하고 새벽공기속으로 나갔다.

잠시 몸을 풀고 있는데 한 트럭이 나타나 주차를 한다음 트럭운전사인 자그마하고 까무잡잡한 남자가 스트레칭을 하는 나를 눈여겨 보면서 손에 담배를 들고 걸어왔다.
나를 지나쳐서 다시 뒤를 돌아보면서 나를 보고 친근감있게 웃었다.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인상이 굳어진 나를 발견했다.

그가 담배를 들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닌…애초부터 내 마음 깊속이 자리 잡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불신감과 나의 작은 평화와 프라이버시를 침범한 데에 대한 작은 적개심 같은 쓸데없고 미숙한 감정에 금방 사로 잡힌 나를 보고 걸어가면서 흠찟했다.

그는 사실 harmless인 사람이었고 나는 그런 사람에게 이렇게 쓸데없이 부정적인 감정을 도출해내서 스스로 영향을 받았다는것이 약간 어이없었다.

바로 일초전에 음악에 감동받은 가슴이 바로 일초후에 이렇게도 얼음처럼 굳어 버리다니…

일희일비하는 나의 superficial 함과 미성숙함에 실소가 나왔다.

오늘은 잠을 잘 자서인지 밀린 피로가 많이 풀린 느낌이었고 어제 7킬로를 뛰었지만 다리의 묵직한 느낌이 많이 사라져 컨디션이 꽤 좋았다.

오늘은 6킬로를 뛰었다.

처음 1킬로와 마지막 6킬로는 나의 속도보다 조금 천천히 뛰었고 중간에는 나의 목표 속도인 6분 30초대로 뛰었다.

아직도 달리기 초보이고 나이도 나이인 만큼 나는
이틀동안 이렇게 잘 뛴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나는 요즘 우울감과 피로감에 짓눌리고 있었다.

오늘은 운동의 효과인지 우울감과 피로감이 싹 가시는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