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호텔룸은 덥고 건조한 편이었다.
히터소리는 덜덜덜 오래된 자동차 엔진소리처럼
꽤 시끄러웠는데도 피곤해선지 맘이 편해선지 잘잤다.
그리고 휴일인줄 용하게 알아채는 나의 생체 시계덕분에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까지 푹 자고 대망의
아침 달리기를 하러 출발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Mrs Macquarie Chair 까지
그리고 Botanic Garden을 가로질러 다시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오는 코스는 우리의 로망이었다.
오페라 하우스 너머 바다위에
구름이 잔뜩낀 검은 하늘 틈새로
해가 막 뜨고 있었다.
바다를 왼쪽에 끼고 오페라 하우스 뒤를 돌아
보태닉 가든으로 접어들어
쉼없이 달리다 바닷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왼쪽멀리에 아트갤러리가 나올쯤 오른쪽으로 돌아
보태닉가든안으로 다시 들어섰다.
첨엔 몸이 무거웠는데 한바퀴를 돌아올때쯤엔
몸이 훨씬 가벼운 느낌이 들었고 엔돌핀의
영향인지 마음도 구름위를 나는것 같았다.
내가 달리는 것을 남편이 비디오를 찍어줬다.
돌아와서 남편이 편집해준 비디오영상을
보고 있으니 그날의 달리기의 여운과 기분이
되살아나 다시 그 행복했던 순간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
나는 천천히 달리는데
걸어서 두배 정도 걸릴 거리를 절반의 시간으로
커버해 낸 사실이 너무 좋았다.
한바퀴를 다 돌고 나니( 전체 6킬로의 거리)
마치 내가 잘 달리는 사람같아서 좋았고
아주 큰일을 성취한듯 느껴지는 ‘만족감’이
정말 컸다.
달리기를 마치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고
가슴은 풍선처럼 부풀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샤워를 마치고 펙키지에 포함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운동후 먹는 식사 특히 아침은 내가 좋아하는 순간들
의 하나이다.
호텔로비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다이닝 룸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된 아침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 task 을 위해
호텔 체크아웃 2시간 전에 또 밖으로 나섰다.
호텔에서 도보로 한 15분 거리에 있는
아트갤러리가 우리의 목적지 였다.
어제는 음악 오늘은 미술로
눈과 귀가 한껏 호강한 시간들이었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뺄수 없는 나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아침 달리기였다.
24시간이 채 못되는 짧은 시간에
우리가 좋아하는 많은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는것을 믿을수가 없을 정도로
이번 1박 2일의 여행은 정말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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