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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by Mt Solitary 2024. 10. 25.





아침에 눈을 뜨면 두번 생각할것도 없이
산책을 가기위해
옷을 주섬주섬입고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선다.

기와지붕에 작은 중정을 디귿자로
에워싼 작고 모던한 한옥집

에어비엔비 집의 대문에는 낯설고
현대적인 잠금장치가 드르르륵 경쾌한
금속음을 내면서 열리고 닫힏다.

호주에서 처럼 열쇠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Lock out 되는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일이 편하고 신기하다.

대문을 나서면
예전에 어릴때 살던 골목길을 연상시키는
구불구불 휘고
가파른 좁은길을 내려가서
만국기를 폼나게 걸어놓은
계동 거리가 나온다.

낮에는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빛나던 거리도
아직 해가 뜨지 않은 회색하늘아래
불이 꺼진 가게들과 그안의 모든 예쁜 물건들은
빛을 잃고 그저 소박한 거리가 된다.

서울의 아침은 시드니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된다.

하지만 배달트럭들은 연신
거리를 오가고

유일하게 오픈한 떡집은
내가 기억하는 옛날 모습과
흡사하다.

늙그수레한  떡집 주인들이
가래떡을 뽑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
나는 그것이 그냥 좋아
유리창을 통해 그들을 쳐다본다.

오래된 떡 방앗간
기름짜는 집
작은 교회
그리고 허름한 분식집들이
새로 들어선 모던한 카페나
레스토랑 들 사이 사이에 끼어
공존하는 모습은
아이러닉하기도 하다.

심지어 계동 거리가 오후 3시쯤엔
넘쳐나는 관광객과 함께 하교하는 중고생들로
꽉차는 광경은 생경하다.

SNS에 유명한 런던베이클 뮤지엄
이나 소금빵으로 유명한 Onion 카페
앞에는 아침일찍 부터 항상 긴 줄이
생긴다.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주변을 거의 매일아침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
걸어다니며 지리를 숙지하고
냄새를 킁킁 맡는다.

시간이 지나며
이곳 저곳이 내 머리속에 자연스레
들어와 마치 내가 잠시나마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는것이
그냥 좋았다.

옛날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마을과
인사동 그리고 궁궐길과 남산 길들이
오래 오래 맘에 남을것 같다.

가을이 저물고
이른 겨울로 이끄는 서늘한 바람이
무척 기분좋던 그 아침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