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처럼 일요일밤은
고요하고
기분은 조금 쳐진다.
문득 황망히 도착한 서울의 아침과
무수한 회환으로 가득차
서울을 떠날때의 밤의 정경과
그 때 내가 느꼈던 뭉쳐진 감정들이
떠오른다.
뉴욕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15시간 걸려 새벽 5시에
인천공항에 닿았다.
날짜와 시간이 뒤죽박죽 되는 순간이었다.
아버지의 삼오제를 위해
인천에서 분당으로
향하던 택시차창으로
생경하게 떠오르던
빨간
아침해가 기억난다.
공해에 찌든 뿌연 하늘위에
둥근 해는 유난히도 크게 보였다.
그리고
서울에서 시드니로 돌아오던날
아직도 환하던
오후의 햇살속에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달리는 택시안에서
바깥은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마침내
짙은 어둠이 우리를 감쌌다.
마치 안개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처럼
처연하고 슬픈 기분이 덧따라 왔다.
마치 땅속으로 가라앉는듯한
무겁고 지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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