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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by Mt Solitary 2024. 11. 14.



나는 대체로 일하는것을 좋아한다.

싫어 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하나?
좋아한다와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묘한 차이가 있으니까.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일하는건 필수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일하는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휴일을 기다리고 휴가를 더 좋아한다.

휴가가 있으니 일이 괜찮고 일이 기본값으로 있으니 휴가도 빛을 발하는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하는것이 육체적으로 힘이 들고 무엇보다도 억울한 기분이 드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서 억울하다는 점이 문젠데…오늘도 하루종일 거의 쉬지 못하고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혼자서 일해온지 5년, 이제는 혼자서 감당하긴 너무 벅찬 상황이 된지 꽤 오래 되었건만 회사에선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 하면서 인원을 늘려주지 않는다.

남들과 비교하고 더 나은 환경과 비교하고 원래 그래야먄 되는 이상적인 조건과 비교하고…그러면서 나는 더 억울하고 그러니 몸은 더 힘들어 졌다.

사실 몸이 힘든것 보다 더 힘든건 이런 내 마음속의 지옥인것 같다.

문득 지난 10월 서울갔을때 내가 원해서 갔던 북한산 산행을 떠올렸다.

그날은 출발하기전부터 심신이 이미 지친 상태였고 기온은 엄청 높고 습도도 높은날이었다.

가도 가도 끊임없이 나타나는 깍아지른듯한 계단들과 찌는 듯한 더위로 정말 힘든 산행이었다.

그렇게 원해서 갔건만 그렇게도 힘든 산행은 내 등산 역사상 손에 꼽을만할 것 같다.

중요한건 당연하게도 산행이 힘들거나 혹은 달리기가 힘들다고 절대 억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그건 다른 종류의 육체적 활동이라서 그런것일까 아님 내가 좋아하는 활동이라서 그런것일까…

일을 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취미와 다르다고 생각해서 그럴까?

그리고 일을 할때는 순간순간을 즐기기 보다는 끝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물론 일과 취미는 다르지만 취미는 당연히 좋은것 일은 당연히 힘든것 이라고 미리 선을 그어놓고 있는것 같다.

그리고 이런 억울한 상황은 내가 스스로 연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바꿀수 있음에도 바꾸지 못한건 소소한 욕심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소심함 때문이었던 것은 아닐까?

변화를 일으키고 싶으면 변화로 인한 적응기간을 담담히 받아들일수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고통을 껴안고 갈 지언정 변화로 인한 적응을 손을 벌려 맞이하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

이제 좋은 변화 그리고 긍정적인 변화를 스스로 만들때가 온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