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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기록 2

by Mt Solitary 2024. 12. 1.


공항버스-인천공항-케언즈-시드니공항-집

나는 공항버스를 택시보다 좋아한다.

요즘 한국의 택시기사들은 예전보다 승객(나)에게 쓸데없는 말을 덜 시키고 침묵을 지키면서 운전이라는 고유의 업무에 집중해서 예전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대부분의 한국 택시 아저씨들의 운전스타일이 너무 맘에 안들어 시내 안에서 잠깐씩 어쩔수 없이 이동할때 외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너무 과속으로 달려 멀미가 난적이 많다.

그날 밤 공항버스를 타고 가장 앞자리에 앉으니 어둠이 내린 서울의 야경을 편히 내려다 보면서 공항까지 갈수 있는것이 너무 편안했다.

나는 그때 편히 버스에 앉아 공항쪽으로 이동 할때 그 다음에 무슨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밤 늦은 시각이라 차는 순로롭게 공항쪽으로 이동해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인천공항 터미널 1에 도착했다.

나는 checked bag이 불행히(??) 없어서 (만약에 있었다면 당연히 터미널 1으로 갔을것이다) gate가 터미널 2에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한국에서 시드니로 갈때도 같은 항공사를 이용했었는데 터미널 1에서 짐을 부치고  security를 통과한후 우리의 gate는 지하동으로 이동해 기차를 타고가야 했었는데 그때 표지판에 터미널2로 가는길이라는 사인을 함께 본 이후로 우리의 게이트는 터미널 2라고 무심히 생각을 한것 같다.

그런데…터미널 1에서 터미널 2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너무 멀었다. 거의 30-40분 거리였다.
밖에 눈이 다시 엄청 쏟아지고 있었다.

그 사이에 내머리속에선 작은 깨달음 같은 것이 일어났다.

내가 타는 항공사는 터미널 1이라는걸….왜냐면 이번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을때도 짐을 찾는곳은  기차를 타고 터미널1으로 가야했는데 짐을 찾는곳이 터미널 1이라면 나의 비행기 수속은 어쨌뜬 터미널 1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때늦은 깨달음이 들은것이다.

그리고 터미널 1과 터미널 2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멀다는것이 불길한 조짐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 한산한 터미널 2의 security 직원이 터미널 1으로 가라고 말해줬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기차를 한참타고 가야하는 게이트가 터미널1도 아니고 터미널2도 아닌 중간쯤어디에 있는 이상한 곳이라는 점이 못내 못마땅하다.

나는 얼른 밖으로 뛰어나가 다행히 사람들은 꽉찼는데 출발은 하지 않고있던 공항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터미널 1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순환버스가 터미널 2에서 1으로 갈땐 1에서 2로 오는것 보다는 약간은 거리가 짧아 보였다.

마침내 버스에서 내려 총알같이 security gate로 갔으나 줄은 어마무시 했다.

어리석게 터미널을 잘못 가는 바람에 거의 한시간을 허비하고 security통과하는데 도 한시간을 보낸후 이제 11시가 넘은 시간이 되어 다시 지하로 내려 가서 기차를 타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내가 가야할 gate 108을 찾았다.

gate108은 지하도에서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트에서 왼쪽방향으로 가장 끝부분에 있었다.
미친듯이 그 긴거리를 뛰어서 갔더니….게이트가 125로 바꼈다는 공지가 붙어있었다.
그건 반대편방향으로 거의 끝부분 까지 가야했는데…이번에도 미친듯이 뛰니 숨이 턱에 차고 얼굴을 빨갛게 달아오르고 땀이 엄청 났으며 내 생애 첨으로 비행기를 놓치나 하는 불안감에 시달린 시간이었다.

그날 정말 엄청 뛰어다닌 날이었다.

막상 게이트에 도착하니…다행히(???)비행기는 언제 출발할지 모른다고 했다.

자정이 다된 시간…폭설로 인한 비행기 지연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게이트앞에서 웅성거리고 있었고 편의점 앞 줄은 어마무시 해서 물을 사는걸 포기하고 화장실 갔다가 바로앞의 fountain 에서 목을 축였다.

새벽 1시가 되서야 비행기 안으로 들어갈수가 있었다.

그러나…정작 출발은 새벽 4시 30분경에야 이뤄졌다.
나는 비행기 문쪽에 가까운 자리였는데 지상직원들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면서 비행기문을 닫지않아 바깥쪽에서 들어오는 바람에 춥고 어설퍼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침내 인고의 시간후 비행기는 이륙했고 나는 수면안대를 하고 무조건 잠을 청했다.

몇시간이 지났나 알수 없었지만 너무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가방속을 뒤져 다이소에서 샀던 땅콩과자 하나를 물과 함께 먹고 나답지 않게 승무원을 불러 크랙커와 치즈 그리고 핫초코를 거금 10불을 주고 사먹었는데….그때 갑자기 기장이 방송을 시작했다.

비행기가 시드니가 아닌 케언즈로간다는 내용이었다.
케언즈 까지 90분 남은 거리에서 였다.

엥?

이제 시련끝인줄 알았는디?

비행기는 정오경에 케언즈에 멈춰 케언즈 시간 오후 6시(시드니 시간 7시)에 마침내 시드니로 향했고 시드니에는 밤 10시에 도착했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시간은 거의 새벽 1시였다.
내가 서울에서 공항버스를 탄 이후로 29시간 만이었다.

폭설로 인한 여파로 케언즈공항 단한개 영업중이던 유일한 카페는 우리 비행기승객들이 일인당 30 불어치 voucher 를 쓰는 바람에 문전성시를 만나 카페는 오후 4시경 까지 줄이 없어지질 않았다.

나처럼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과 달리 다른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승객들은 많은 곤란을 겪었을것 같다.

금토일 삼일 쉬고나니 그저 memorable 한 이야기꺼리가 하나 생겼다 싶고 눈오는 서울을 즐긴거에 비하면 아무렇지도 않다싶다.

It was fun and memorable ind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