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를 차고에서 몰고 나오자 빨래를 널땐 괜찮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이라도 가지러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잠시 망서리다 계속 차를 몰았다.
점점 빗줄기는 세지고 아직 해가 뜨지 않아 더 어두운 빗속을 뚫고 차들의 헤드라이트와 차 뒤편의 빨간 브레이크등만이 둥둥 떠나니는 느낌이다.
빗물에 번져 잘 보이지 않는 바깥을 마치 감각으로 운전해야하는듯한 열악한 상황이 연출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차를 몬다.
마음속으론 망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나서 밖으로 나가니 비가 기적처럼 그쳤다.
비가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 준비운동도 생략하고(집에서 한 가벼운 몸풀기로 가름하기로 하고) 차에서 부터 가볍게 뛰기 시작한다.
곧 숲속으로 들어서니 다행히 하늘이 말간것이 곧 비가 오지는 않을것 같다.
비가 그동안 많이 내린것에 비하면 트랙은 멀쩡했다.
물웅덩이도 없고 꽤 마른편에 속했다.
오늘은 트랙입구를 조금 지나자 왠일인지 한 무리의 세떼들이 길을 사이에 두고 이쪽 숲에서 저쪽 숲으로 소란스럽게 지저귀면서 우왕자왕 날아가고 날아오기를 하고 있었다.
전혀 짐작을 할수 없는 사건이 그들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나보다.
만약에 독수리 같은 포식자들이 나타났다면 보통은 존재를 숨기고 고요할텐테 도대체 무슨일이지 라는 생각만 했다.
날이 안좋아서 그런지 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늘은 컨디션이 그렇게 좋진 않았는데 달리기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게다가 무릎걱정에 하지 않던 작은 언덕구간을 포함시키기 까지 했다.
5.5킬로를 달리고 몸도 한컷 풀고 차로 걸어가고 있는데 정말 기적처럼 차문을 열려고 하는데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일요일에도 트랙입구 까지 차를 몰고 갔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결국 달리기를 포기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기적이고 행운이다 라는 기쁜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늘 마음만 먹으면 달릴수 있는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세상에 당연한건 없었다.
이제 하루를 달리기로 시작하는날은 행운의 날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