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20 여름 달리기 아침을 먹고 여유있게 달리러 갔다. 어느새 10시가 가까워 햇살은 벌써 뜨끈뜨끈 했다. 여행의 단점을 꼽으라면 일상생활의 운동 루틴에서 벗어나게 되는것이 아닌가 싶다. 약 3주의 여행에서 돌아와 서서히 스트레칭이나 달리기 그리고 부시워킹을 하면서 운동과 일상생활의 루틴을 회복하려고 애썼다. 아침을 먹고 조금 늦게 나오는 바람에 시간이 늦어져 기온이 꽤 높은 햇살아래서 달리니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 달리기를 마쳤다. 달리기가 참 좋다. 내가 달릴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이렇게 일주에 최소 두번은 언제까지나 달리고 싶다. 달리면서 쓸데없는 생각은 다 날려 버리고 마음속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무념 무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또 돌아와서도 외식을 많이 하게 .. 2024. 11. 10. 밤 언제나 처럼 일요일밤은 고요하고 기분은 조금 쳐진다. 문득 황망히 도착한 서울의 아침과 무수한 회환으로 가득차 서울을 떠날때의 밤의 정경과 그 때 내가 느꼈던 뭉쳐진 감정들이 떠오른다. 뉴욕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15시간 걸려 새벽 5시에 인천공항에 닿았다. 날짜와 시간이 뒤죽박죽 되는 순간이었다. 아버지의 삼오제를 위해 인천에서 분당으로 향하던 택시차창으로 생경하게 떠오르던 빨간 아침해가 기억난다. 공해에 찌든 뿌연 하늘위에 둥근 해는 유난히도 크게 보였다. 그리고 서울에서 시드니로 돌아오던날 아직도 환하던 오후의 햇살속에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달리는 택시안에서 바깥은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마침내 짙은 어둠이 우리를 감쌌다. 마치 안개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처럼 처연하고 슬픈 기분이 .. 2024. 11. 8. 집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다. 집을 떠난지 겨우 3주 남짓이었는데 이번 여행은 힘든 시간들이 많아선지…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나를 압도했다. 수요일 밤 10시에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목요일 오전 10시가 채 못된 시간에 여행 3주만에 녹초가 된 우리를 시드니에 내려놨다.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집으로 오는길에 바깥을 내다 봤다. 사람들에 치이고 툭하면 빵빵거리는 차들에 놀라던 뉴욕에 갔다와선지 뉴욕만큼 복잡하면서 정신 없는 서울에 갔다와선지…시드니는 참으로 사람사는 곳 처럼 느껴진다. 이곳이 이제는 나의 집이라는 실감이 새삼스러웠다. 시드니에서 뉴욕으로 21시간 비행 뉴욕에서 서울 15시간 그리고 서울에서 다시 시드니로 10시간 비행을 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빙빙돌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뉴욕에서의 시.. 2024. 10. 26. 서울 아침에 눈을 뜨면 두번 생각할것도 없이 산책을 가기위해 옷을 주섬주섬입고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선다. 기와지붕에 작은 중정을 디귿자로 에워싼 작고 모던한 한옥집 에어비엔비 집의 대문에는 낯설고 현대적인 잠금장치가 드르르륵 경쾌한 금속음을 내면서 열리고 닫힏다. 호주에서 처럼 열쇠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Lock out 되는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일이 편하고 신기하다. 대문을 나서면 예전에 어릴때 살던 골목길을 연상시키는 구불구불 휘고 가파른 좁은길을 내려가서 만국기를 폼나게 걸어놓은 계동 거리가 나온다. 낮에는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빛나던 거리도 아직 해가 뜨지 않은 회색하늘아래 불이 꺼진 가게들과 그안의 모든 예쁜 물건들은 빛을 잃고 그저 소박한 거리가 된다. 서울의 아침은 시드니보다는 조금 늦게 시작된다.. 2024. 10. 25. 이전 1 2 3 4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