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44 기억 슬픔은 한꺼번에 오지 않고 파편으로 온다.그것도 문득 문득 뜬금없는 기억의 조각으로.나이가 들면 허리나 무릎을 굽혀서 바닥을 닦는일이 점점 힘이든다는 뻔한 사실이 요즘 나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문득 엄마가 오래전에 발바닥에 수건을 대고 화장실 이나 부엌바닥을 발로 밀고 다니면 편리하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그때는 그런 게으르고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닌 청소법이 왜 편리하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건성 건성 대답을 했다.또 원래 tough하지만 부지런하던 엄마의 욕실이 점점 먼지가 쌓이고 예전과 다르게 변해간다는걸 느꼈는데…눈이 나빠진 내가 안경을 쓰지않고 있다가 안경을 끼면 이곳 저곳에 먼지가 너무 많아서 깜짝놀라는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다!!!그런데 이젠 이미 기억을 잃어버린 엄마와 이제서야.. 2025. 1. 7. 산에서 맞이하는 아침 산속에 아침이 왔다.밤새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았다.마치…거짓말처럼.일분 일초 쉬지않고 우리텐트를 부서뜨릴듯 세게 불던작년의 그 바람은 어디론가 가버리고그리고 어제 하루 종일 불던 그 세찬 바람도어디론가 가버리고.꼭 같은 곳에일년전과 비슷한 시기에 왔음에도이렇게 자연은 인간의 얄팍한예측으론 해독이 불가한깊고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바위와 산이 해를 가려해가 우리 텐트위를 비추기까지는오랜 시간이 걸렸고나는 그 시간을 기꺼이 사랑했다.밤새 우리를 보듬어준이 작고도 포근했던공간은다시 사각으로 접혀가방속으로 들어가담을 기약한다.산속에서아침이 왔을때나는 텐트옆에 망연히 서서저멀리 구비구비 돌고 돌아가는 깊고 깊은 산들의능선들을 가슴에새기고 있었다.그 짧고도 짧은 찰나의순간을 위해서 나는이곳에 왔나보다!그 순간에 .. 2025. 1. 4. 산으로 가자 Day 3 Monday D day 아침이 왔다.2017년에 페루에 갔을 때 하이킹 트립가기 전날까지 3일정도 고산병으로 고생하다 병원에 가서 치료 받고 어찌어찌 무사히 출발하던 기억이 났다.인생이 원래 그런것이지…모든게 계획대로만은 안되는걸 받아들여야돼…그래도 떠날수 있음에 감사하고 떠나는 것을 추진하는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다 싶었다.조식이 포함된 숙소라 오전 7시쯤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생각보다 아침이 너무 괜찮았다.나는 평소에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거의 먹지 않으려고 하는 healthy freak에 가깝다.하지만 휴가지에선 조금 나에게 관대하게 평소에 먹지 않던 빵이나 요거트 그리고 소시지 같은 것도 이 날 아침엔 나에게 허용했다.버섯과 토마토 그리고 양파 볶음이 너무 맘에 들었고 baked bean.. 2025. 1. 1. 여행 의 시작 Day 1 토요일오래 계획된 여행을 떠나야 하는 아침!전날 오후부터 몸살기가 슬그머니 찾아와무거운 몸과 맘으로 집을 떠나야 했다.총 6박 7일 일정이고 그중에 2박 3일은 캠핑인데해낼 수 있을까???언제부턴가 피곤함과 함께한 듯 한 삶에서 진짜 아프다고 느낀 날이었다.피곤함은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유가있다면 아픈 건 아무 생각을 할 수도 없는 상태이다.온몸이 아프고 피곤해 운전대를 잡은 남편에겐 미안했지만의자를 완전히 뉘어 눈을 감고 쉬면서 갈 수밖엔 없었다.시드니를 벗어나 두 시간쯤 지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그때 확연히 낮아진 바깥 기온에 놀랐다.오후 한 시를 넘긴 시간 캔버라의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기대에 못 미치는 정말 맛이 없는 음식에 기분이 더 울적해졌고배는 턱.. 2025. 1. 1. 이전 1 2 3 4 5 ··· 61 다음